약 봉투를 열기 전 망설였던 이유
LDL 수치 310을 받고 의사 선생님께 처방전을 받았을 때, 솔직히 약국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인터넷에 '고지혈증 약 부작용'을 검색해보니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근육통'**과 **'횡문근융해증(근육이 녹는 병)'**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이제 건강 챙기려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약 때문에 근육이 아프거나 녹으면 운동은 어떻게 하지?"
아마 저처럼 약 복용을 앞두고 있거나, 막 복용을 시작한 분들은 이 딜레마에 빠져 계실 겁니다. 오늘은 스타틴 복용자인 제가 주 5일 헬스장에서 땀 흘리며 느낀 '진짜 근육통'과 '약물 부작용'의 차이, 그리고 대처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어제 하체 운동해서 아픈 건가?" vs "약 때문인가?" 구분하기
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다 보니, 몸이 뻐근할 때마다 헷갈립니다. 이게 어제 스쿼트를 해서 생긴 '알 배김(지연성 근육통)'인지, 아니면 약 부작용인지 말이죠.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고 공부한 바로는, 이 두 가지는 미묘하게 다릅니다.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 (정상):
주로 운동한 부위(예: 하체 운동 후 허벅지)가 아픕니다.
누르면 아프지만, 스트레칭을 하거나 며칠 쉬면 서서히 풀립니다.
'기분 좋은 뻐근함'에 가깝습니다.
스타틴 부작용 의심 통증 (주의!):
운동을 하지 않은 부위(등, 종아리 등)가 뜬금없이 아플 수 있습니다.
양쪽 대칭적으로 통증이 오거나,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몸살 기운이 돕니다.
소변 색깔이 콜라색(적갈색)으로 변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이게 횡문근융해증 신호입니다.)
다행히 저는 아직까지 운동 후 기분 좋은 근육통 외에 약물로 인한 이상 통증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실 약 중에서 "로슈바스타틴" 으로 증량해서 먹어본 적이 있지만, 이거 먹고는 통상 알고있는 근육통이 아닌, 뭔가 온몸의 근육이 녹는 듯한 느낌으로 몸에서 독이 나오는 참기 힘든 답답한 증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아토바스타틴"으로 20mg 로 증량해서 먹었습니다. 그러고는 이 이상한 증상은 없어지더라구요. 통계적으로도 심각한 근육 부작용은 복용자의 1% 미만에서 나타난다고 하니, 미리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코큐텐(CoQ10), 꼭 챙겨 먹어야 할까?
스타틴 계열의 약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의 활력소인 **'코엔자임 Q10(코큐텐)'**의 생성까지 같이 억제한다는 점입니다.
코큐텐이 부족하면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약사님과 유튜버들이 **"고지혈증 약 먹을 때 코큐텐을 세트처럼 드세요"**라고 추천합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듣고 담당 주치의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선생님, 저 코큐텐도 같이 먹어야 할까요?" 선생님 답변은 쿨했습니다. "드셔서 나쁠 건 없지만, 필수는 아닙니다. 정 피곤하면 드셔보세요."
저는 혹시 모를 근육통을 예방하고 운동 수행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 드는 셈 치고 코큐텐을 따로 챙겨 먹고 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몰라도 아침에 일어날 때 조금 덜 피곤한 느낌은 듭니다. (만약 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보세요.)
사실 저도 뭔가 모를 피곤함이 있어서 지금 고민중이긴 합니다. 아마도 조금 지켜보다가 먹을거 같아요.
무리하지 마세요, 우리 목표는 '가늘고 길게'
LDL 310이라는 수치는 하루아침에 0이 되지 않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했고 운동도 시작했다면, 내 몸은 지금 엄청난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때 의욕이 앞서서 갑자기 고강도 운동(무리한 무게 증량, 마라톤 등)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약물로 인해 근육 회복력이 평소보다 조금 떨어져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운동 강도를 조절할 때 다음 원칙을 지킵니다.
점진적 과부하: 운동 강도는 아주 천천히 올린다.
수분 섭취: 근육 손상을 막기 위해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신다.
정기 검사: 3개월마다 피검사를 할 때, 간 수치(AST/ALT)와 근육 효소 수치(CK)를 꼭 확인한다.
약을 믿되,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
스타틴은 제 LDL 수치를 낮춰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입니다. 부작용이 무서워서 약을 끊으면, 호랑이(근육통) 피하려다 똥차(심근경색, 뇌졸중)에 치이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약은 꾸준히 드시되,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조금 더 예민해지세요. 운동 후 근육통이 3일 이상 가거나 너무 심하게 아프다면, 참지 말고 병원에 가서 상담해야 합니다.
오늘도 저는 약 한 알을 털어 넣고 헬스장으로 향합니다. 근육통 걱정보다는, 건강해질 내 혈관을 상상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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